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음력 1월 1일인 ‘설날’, 한국에서는 새해를 맞이하며 먹는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떡국’입니다. 단순하게 보자면 떡을 넣고 끓인 국이지만, 사실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음식이랍니다.
한국은 오랜 세월 농경사회였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를 지어 수확하고 비축해둔 곡물로 겨울을 났죠. 주요 작물은 단연 쌀이었지만, 이 쌀로 밥을 지어먹기도 하고 떡으로 만들어먹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떡은 보관을 오래 하면 수분이 날아가 딱딱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딱딱해진 떡을 다시 부드럽게 먹기 위해 국에 넣어 끓인 것이 떡국의 시초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떡이 하얀색이기 때문에 ‘백탕’이라고 하기도 했고, 떡을 의미하는 한자를 사용해서 ‘병탕’이라 하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만든 떡국을 밥 대신 차례상에 올리기도 하면서 명절 음식으로 변했는데 다른 명절도 아니고 새해를 맞이하는 명절에 먹는 음식이 되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나이를 물을 때 “몇 살이니?” 대신 “너 병탕 몇 그릇 먹었니?”라고 묻기도 했다고 해요. 그렇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떡국을 먹는 것’은 곧 ‘나이를 먹는 것’이라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떡국에는 나이를 먹는 것 외에 다른 의미도 숨어있습니다. 떡국에 들어간 떡은 동그란 단면으로 얇게 썰린 모습이지만 원래 이 떡은 하얗고 길게 뽑아낸 ‘가래떡’입니다. 떡을 뽑을 때 최대한 길게 뽑으면 그만큼 재물이 끊기지 않고 들어온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고, 하얗고 긴 모습이 마치 장수를 의미하는 명주실과 비슷하다 보니 떡국을 먹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새해에는 서로 덕담을 나누고 복을 빌기 때문에 명절 음식인 떡국에도 ‘길게 뽑아낸 가래떡처럼 일이 술술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기게 된 거죠.
한국에는 떡국과 관련한 재미있는 말도 있습니다. 바로 “꿩 대신 닭”이라는 표현입니다. 떡국은 어딜 가든 떡을 넣어 끓인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지역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다릅니다. 바다가 인접한 지역에서는 굴이나 미역을 넣어서 만들기도 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직접 빚은 만두를 넣기도 하죠. 하지만 가장 보편적이었던 재료는 ‘꿩’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산에 살고 있는 꿩을 잡아서 그 고기를 넣었는데 이 꿩이 구하기 힘들어지니 비슷한 조류인 닭을 대신 넣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쓰고 싶은 것이 없어서 아쉬운 대로 다른 것으로 대신할 때 “꿩 대신 닭”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습니다.
새해 첫날에 먹는 평범한 한국 전통 음식인줄로만 알았던 떡국에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떡국 한 그릇을 먹었을 뿐인데 나이도 먹고 돈도 벌고 무병장수까지! 괜히 새해 첫날에 먹는 음식이 아닌 거죠. 여러분도 설이 다가오면 주변 사람들과 따끈한 떡국, 따뜻한 덕담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